장소 | 본공연: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앙코르: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 |
관람 횟수 | 오연 1회 육연 6회 칠연+앙코르 14회 |
공연 시간 | 175분 (인터미션 20분 포함) |
캐스팅 | 막심 류정한 민영기 에녹 오만석 테이 댄버스 부인 옥주현 나 김보경 이지수 이지혜 웬디 잭 파벨 에녹 윤석원 임정모 반 호퍼 부인 김지선 윤사봉 베아트리체 이은율 홍기주 가일스 제병진 프랭크 크롤리 고철순 김순택 벤 이종원 줄리앙 대령 김현웅 최명경 |
시놉시스
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막심 드 윈터, 그는 몬테카를로 여행 중 우연히 ‘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
맨덜리는 아름다웠지만 음산하고 기뵤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기도 했다.
마치 죽은 레베카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맨덜리의 모든 것은 여전히 레베카에게 깊게 물들어 있고 집사 댄버스 부인은 시종일관 무표정을 유지하며 ‘나’에게 경계심을 드러낸다.
사랑하는 막심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던 ‘나’는 점점 위축되어 가고 오해가 쌓여 막심과의 관계도 위태로워진다.
‘나’가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할 때, 레베카의 보트와 시신이 우연히 발견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제가 지금까지 〈레베카〉를 총 21번을 봤다고요?
근데도 안 질린다고요?
거짓말이겠지 ㅋㅋ
왜 21번씩이나 봤는가?
이 얘기를 하려면 2020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의 나는 옥주현의 〈레베카 Act 2〉에 푹 빠져 있었고
이 뮤지컬을 꼭 보러 가겠다는 일념 하에 블루스퀘어 2층 자리 예매를 성공했다
캐슷은 카녹졔
그런데 거기에서 어떤 여자의 ‘독이 되어버린 사랑’(주현 언니가 말한 거 그대로 옮김)을 마주하게 되고…
그렇게 나는 무력하게 레베카씹덕이 되었다
참고로 ‘주현 언니’는 당연하게도 옥주현입니다….
가끔씩 열심히 얘기하고 있으면 와서 배주현이냐고 묻는 사람 있는데 아이린 아니고 핑클 메인보컬이자 제 본진인 옥주현입니다
정신차려보니 21번 봤음
진짜 관람은 두 번째부터
물론 첫 번째 관람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다 내 인생을 뒤흔들 만큼
근데 21년도에 두 번째로 봤을 때… 이 극을 죽어라 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심지어 그날은 그냥 내 친구 보여주고 싶은데 혼자 보내기 좀 거시기하니까 내 티켓까지 같이 끊은 날이었는데도…
내가 감명을 너무 많이 받아버려서…….
그날 캐슷은 녹옥졔였던 것 같다
아무튼 내가 봤던 날이 이미 육연이 절반 정도 지나간 시점이었기에
남은 회차라도 열심히 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지출어택을 맞이하고 나는 볼 때마다 도파민 파티파티를 했다
정확히 왜 좋았는지는 뒤에서 말할 거임 스포일러라서
어쩌다 21번?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최소 2주에 한 번 안 보면 입에 가시가 돋힘
나는 10주년 극이 내려간 지금도 뮤지컬 보고 나올 때마다 ‘아~ 기분 좋다… 〈레베카〉도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매우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하는 사람이다
그니까 〈레베카〉를 보고 싶은 건 매우 자연스러운 나의 욕구이자 욕망이고 아무튼 인간의 3대 욕구는 수면욕, 식욕, 성욕이라지만 나의 경우엔 여기에 ’〈레베카〉 관극욕’을 추가하도록 하겠다
192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비밀스럽고 어두운 저택에서의 살인과 사랑 이야기
심지어 레베카라는 개쩌는 여자도 있고 댄버스 부인이라는 사랑에 미친 여자도 있고 분위기 어두침침한데 심지어 바닷가야 파도 완전 세게 쳐 이 분위기가 주는 무언가가 있잖냐
캐스팅에 관하여
짧고 굵게 캐스팅 얘기를 좀…
- 막심
-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카막심, 녹막심
근데 카막심은 육연 이후로 안 오고 있음 제발 돌아오길 - 녹막심이 가장 안정적이고 호불호 갈릴 부분도 없다 그래서 볼 때마다 만족했음
- 그 다음으론 류막심이 괜찮았다
-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카막심, 녹막심
- 댄버스 부인
- 이건 뭐 말하기도 애매하네
〈레베카〉 21번 보면서 옥댄 20번 신댄 1번 봐서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 옥댄만 죽어라 본 이유는 내 본진이 옥주현이기 때문이고…
- 신댄은 다른 댄버스 부인도 궁금해서 봤음
육연 당시 댄버스 부인 캐스팅이 더블이라 옥댄 외의 선택지가 신댄뿐이라 - 옥댄과 신댄은 노선에서 많은 차이를 보임
옥댄은 (배우 본인 피셜 맞음) ‘연인 노선’이라면
신댄은 ‘광신도’ 느낌? - 그래서 객관적으로 보면 신댄이 더 무서웠음 진짜 신댄 회차 보다가 무서워서 울 뻔함
하지만 저는 ‘댄버스 부인과 레베카가 연인 사이였을지도 모른다’라는 해석에 의거한 옥댄의 연기가 좋아서 옥댄만 주구장창 봤어요
- 이건 뭐 말하기도 애매하네
- 나
- 10주년엔 오지 않았지만 임나… 임나 정말 좋았는데 정말 소녀 같았는데
임나 최고의 넘버 〈오늘은 나의 세상〉 - 내 최애 이히는 임나&졔나&지수나
- 졔나는 늘 안정적인 모습이고
무엇보다 각성 이전의 이히와 각성 이후의 이히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다는 점이 좋다
내 생각에 졔의 이히는 23살 정도 되는 것 같다 - 지수나는 진짜 너무너무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었음
몸 연기는 지수나가 최고였다 무대 위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연기하고 움직이는데 그게 이히의 매력을 너무 잘 살려서 존경스러울 지경이었고
정말 딱 ‘20살 같은 이히’여서 내 머릿속에 있는 이히의 모습이랑 제일 유사한 느낌 - 킴나는 이히의 어리숙한 느낌보단 뭐랄까…
다른 이히들이 현대의 20대 초반 느낌이 강하게 난다면
킴나의 이히는 고전적 20대의 이히 느낌? - 웬디는 이번이 뮤지컬 첫 도전인 걸로 아는데 생각보다 잘 해서 놀랐음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 정말 잘 부르더라
- 10주년엔 오지 않았지만 임나… 임나 정말 좋았는데 정말 소녀 같았는데
- 잭 파벨
- 이번 시즌 파벨을 맡은 두 배우님들 모두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느낌이라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원래 파벨은 ‘주먹으로 패고 싶은 하남자’인 역할이지만… - 윤파벨은 연기력이 진짜 너무 좋아서 몰입이 잘 되었다
멀리서 봐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아도 연기력이 전해졌음 - 임파벨이 내 최애 파벨인데 멀리서 볼 때보다 가까이 앉아서 표정이랑 같이 봤을 때 더 매력적인 파벨이었다
표정 연기가 좋아서 그런가 3열에 앉아서 봤을 때 정말 너무 좋았음
임파벨도 하남자이긴 하남자인데 뭐랄까… ‘내가 3일 정도는 책임져보고 싶은 하남자’이고 핫하다
솔직히 레베카가 왜 파벨이랑 불륜했는지 알 것 같았음 ㅎ - 이번 시즌 파벨 두 분이 키가 엄청 큰 편이라 옥댄이랑 있어도 키차이가 난다는 점이 신선했다
- 이번 시즌 파벨을 맡은 두 배우님들 모두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느낌이라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 반 호퍼 부인
- 영화나 책보다 뮤지컬에서 더 사랑받는 역할이다
원작에서는 밉상이지만 뮤지컬에서는 이히를 마구 부려대면서도 동시에 챙겨주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또 신나는 넘버들 담당이라 그런 듯 - 사실 난… 애드립은 육연이 더 취향이었어
- 영화나 책보다 뮤지컬에서 더 사랑받는 역할이다
- 프랭크 크롤리
- 철순프랭크가 진짜, 진짜, 진짜, 진짜다
이번 시즌 14번 중에서 1번 빼고 전부 철순프랭크로 본 것 같다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음 진짜로
- 철순프랭크가 진짜, 진짜, 진짜, 진짜다
개요 끝
이제 장면별로 〈레베카〉를 뜯어보도록 하자
사실 스포일러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그뭔씹개씹덕오타쿠 같은 얘기만 나올 예정이라
알아서 주의하세요
몬테 카를로
사실 육연 때까지 나는 옥댄을 보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옥댄이 나오지 않는 이 장면들은 조금 지루해했다
그런데 지금은 응 아니야 처음부터 끝까지 버릴 장면 하나 없이 다 재밌어
이히가 프롤로그 부를 때부터 심장이 뛴다고
4월 14일 16년 전의 그곳 몬테 카를로의 모습이 나오는 순간 화려한 샹들리에와 아름다운 호텔 로비의 모습에 시선이 빼앗기고 심박수가 증가한다고
여기에서 반 호퍼 부인이 부르는 〈절대 귀부인은 못 돼〉 넘버를 꽤나 좋아하는 편
반 호퍼 부인이 아무리 이히 구박해도 이히는 잠깐 마주친 막심 생각만 계~속 함
아침 식사 장면에서 이히의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 말에 마시던 커피를 내뿜는 디테일은 하는 막심도 있고 안 하는 막심도 있고
근데 개인적으로 하는 쪽이 더 취향 (그게 재밌잖아)
〈절벽에서〉 넘버… 꽤 좋아한다
이히들의 맑은 음색을 통으로 들을 수 있는 부분이라서
정말 예뻐요
숨 막히는 절경
해를 품은 푸른 바다작고 흰 점들은
돛을 단 배
바람에 펄럭여
〈절벽에서〉
그리고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계속해서 ‘막심이 레베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이게 참 좋다 막심레베카 부부가 사이가 매우 좋은 사이라고 알고 있다가 나중에 뒷통수 맞을 때의 그 쾌감이
〈행복을 병 속에 담는 법〉 이후에 나오는 막심의 프로포즈 파트
그냥 대놓고 웃기려고 노력하는 쪽이 취향이다 왜냐하면 이 뒤로부터는 이제 웃을 수 없음
마지막 만찬 마냥 열심히 웃어둬야 됨
맨덜리 저택
공식 영상이 없어서 시츠프로브라도….
댄버스 부인의 첫 등장 그리고 조명이 집중되는 순간 혼자 부르는 그 4문장이
그 어떤 장면보다도 임팩트가 강하다
사실상 이거 보러 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ㅋㅋ
도대체 무얼 바라고 벌써 여기로 온 건지
내게 드 윈터 부인은 이 세상 하나뿐인데
당신은 비록 바다에 잠드셨지만 그 자린
아무도 감히 넘볼 순 없어
〈새 안주인 미세스 드 윈터〉
막심과 이히가 들어와서 댄버스 부인과 인사하는 장면에서
이히가 장갑을 떨어뜨리고, 그걸 주우려고 몸을 숙이는 이히를 제지한 뒤 대신 주워주는 댄버스 부인
그 장면이 너무 좋다…. ‘마님’이라는 역할에 익숙지 않은 어리숙한 이히와 그런 이히를 업신여기는 댄버스 부인의 태도가 잘 드러난다고 생각
댄버스 부인 (“나”를 유심히 관찰한다) 마님의 하녀가 올 때까지 클라리스에게 마님을 돕도록 말해 놓았습니다.
“나” 저… 저는 하녀가 없어요.
댄버스 부인 그래요?
이 부분은… 내 기억으론 예전엔 좀 더 댄버스 부인이 이히를 깔보는 느낌이 강했는데
10주년 때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느낌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예전 느낌이 더 취향이었는데
정말 너무나도 중요한 장면이죠 〈영원한 생명〉
다른 것보다 이 넘버는 노선에 맞춰서 가사를 살짝 바꿔서 부른다는 점이 좋다
영원한 생명
죽음을 몰라
그녈 굴복시킬 순 없어 그 누구도
우리 곁에서 숨을 쉬어 난 느낄 수 있어
날 불러
자신을 되살리라고
〈영원한 생명〉
이게 원래 가사
영원한 생명
죽음을 몰라
우릴 굴복시킬 순 없어 그 누구도
나의 곁에서 숨을 쉬어 난 느낄 수 있어
날 불러
자신을 되살리라고
〈영원한 생명〉
그리고 이게 옥댄 ver. 개사
옥댄에게 레베카와 자신은 연인 관계였기에 가사가 ‘나와 그녀’ 쪽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가끔 이거 가사 생각하면 막 벅차오르는데 혹시 저 댄버스 부인일까요?
〈행복하니?〉 - 〈화났어요?〉 - 〈하루 또 하루〉로 이어지는 감정 롤러코스터 라인이 좋다
특히 〈화났어요?〉는 음원이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좋다
참고로 지수나가 이 파트 연기 겁나 잘함
조금씩 밝혀지는 비밀
〈남자들이 숭배한 그녀〉를 줄이면 ‘남숭그’라는 못생긴 글자가 된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아무튼 이 넘버도 참 좋다 왜냐하면 레베카라는 여자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넘버잖아
잭 파벨과 댄버스 부인이 누가 더 레베카를 사랑하는지 대결하는데 아무리 봐도 댄버스 부인 압승이다
둘 다 여미새라 하기도 좀 그래 파벨은 돈미새고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미새라
난 솔직히 파벨의 인생 최대 업적이 ‘레베카라는 개쩌는 여자랑 불륜함’이었을 거라고 생각함
여기서 임파벨은 솔직하게 이히한테 관심 있는 티를 (저급하게) 내는데…
파벨과 이히의 가능성? 음 이거 새롭고 좋은데요?
〈레베카 Act 1〉 이건 진짜 범접할 수 없는 씹타쿠넘버다
지금 내가 아무리 열심히 레베카 좋다고 글을 써도 이 넘버 하나는 못 이기지 싶다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를 왜 이렇게 사랑해??
〈신이여〉 넘버 등교송으로 강추합니다
세상을 원망할 수 있는 넘버
〈별빛 같은 한 사람〉 솔직히 이 넘버 듣고 프랭크와 이히의 가능성을 점쳐봄
근데 객관적으로 이히한텐 막심보다 프랭크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맨덜리 가장무도회
본격적으로 반 호퍼 부인이 사랑받기 시작하는 파트
〈나는 아메리칸 우먼〉 정말 신나고 좋다
근데 사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넘버는 그 다음에 이히가 클라리스와 함께 부르는 〈오늘은 나의 세상〉
이 이후에 이히의 처지가 파국을 맞이한다는 것까지 생각하면
이 넘버를 밝고 맑게 부르는 이히의 모습이 그렇게 짠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임나 버전을 제일 좋아함
영원한 나의 레베카
〈레베카 Act 2〉가 정말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 진또배기는 그 앞뒤의 〈이젠 날 좀 내버려 둬〉와 〈저 바다로 뛰어!〉인 것을….
2막이 시작되고 이히가 레베카의 방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부터 댄버스 부인은 이미 그 방 안에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그 다음부턴 계속해서 댄버스 부인을 찾게 된다
그곳에서 레베카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비상경보가 울린 다음 이히는 뛰어가는데 홀로 남은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의 이름을 부르는 그 디테일이 좋다
레베카 시신 발견
여기서부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다
평생 레베카의 그림자 속에서 살 것 같았는데 네? 레베카 시신이 발견됐다고요??
처음 〈레베카〉 볼 때 여기서 정말 많이 놀랐음 그리고 이 충격을 나 혼자 알 수 없어서 관극할 때 끌고간 사람들한테 시놉조차 읽지 말라고 했음
〈칼날 같은 그 미소〉 줄임말이 ‘칼그미’도 아니고 ‘칼날미’도 아니고 ‘칼날송’인 게 너무 웃김
여기에서 레베카가 과연 어떤 여자였는지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는데….
솔직히 나쁜 여자일 거면 레베카 정도로 화끈하게 나쁜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예 화끈하게 나쁘니까 오히려 매력있어
근데 ‘이 걸레 같은 년아’ 대사는 흠… 어케 좀 바꿀 순 없는 걸까요?
지금 2024년인데?
심지어 원래 대본은 ‘이 더러운 인간 말 좀 해봐’인데?
다음 시즌에서는 발전해주시길
이히의 각성
막심을 통해 진실을 들은 이히(aka 햄스터)는 마침내 각성하게 되고…
〈미세스 드 윈터는 나야〉를 통해 댄버스 부인(aka 짱쎈블랙드래곤)에게 대들게 되는데…!!
이 넘버를 잘 부르는 이히가 좋아
이전까지만 해도 바들바들 떠는 작은 아기 햄스터였던 이히가 겁 없는 쥐 정도로 진화하는 넘버라서
이 넘버를 카리스마 있게 부르는 이히가 좋다
그래야 각성 이전과 이후의 변화가 잘 보이니까
죽은 여자 물건들
다 치워줘요
난 필요 없어
〈미세스 드 윈터는 나야〉
이히가 더는 레베카를 두려워하지 않고 ‘죽은 여자’라고 납작하게 눌러서 칭해버리는데 이 부분이 오히려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서 좋음
그리고 파벨은 〈가면 오는 게 있는 법〉 넘버로 진짜_최종_정말로_최종_더는_수정_없음_진짜_마지막_하남자.jack 달성
댄버스 부인의 고백: 나는 레베카와 연인 사이였다
댄버스 부인 아니, 레베카는 당신을 사랑한 적 없어.
잭 파벨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미친 여자가!
댄버스 부인 게임이었어. 그녀에게 사랑은 그저 게임이었을 뿐이라고. 당신이나 다른 남자들이나 다 마찬가지야. 그저 웃음거리에 불과한 거지. 그녀는 매일 집에 돌아와 나와 함께 침대에 앉아서 당신들 모두를 비웃곤 했어. 나한테만은 모든 걸 얘기했었어! 나한테만은….
물론 옥댄 버전은 ‘우린 함께 침대에서 누워서’라고 하는 등 좀 더 연인 노선인 티가 난다
두 사람이 평범한 집사-아가씨 관계가 아니라 그 이상의 사이였음을, 사랑이 있었고 옥댄은 레베카를 연인으로 생각했음이 확 와닿는 파트
처음 레베카 볼 때도 여기에서 진짜 너무 많은 충격을 받았다
나는 1막 때도 댄버스 부인과 레베카 사이가 심상찮아 보이길래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싶었는데
2막에서 이 대사 듣고 아…. 미친 건 내가 아니라 쟤네였음을 깨달음
레베카는 남자들이랑만 불륜한 게 아니라 자기 집사인 댄버스 부인까지 건드린 게 미친 거고
댄버스 부인은 그냥 레베카에 미친 거고, 사랑에 미친 거고 이게 진짜 사미새고 여미새고 레베카미새임
그런데 레베카는 또 댄버스 부인을 속였댄다 시한부랜다…. 힘들다 진짜 이거 롤러코스터 언제까지 하는 거예요?
레베카가 암이었다는 걸 알게 된 댄버스 부인이 배신감에 휩싸여 부르는 〈레베카 (리프라이즈)〉 너무너무너무!! 좋음
이 배신감도 결국 ‘나에게만은 다 털어놨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우리 사이에 비밀이 있을 수 있어?’ 느낌이라는 게 너무….
댄버스 부인은 자신이 레베카에게 있어서 매우 특별한, 유일무이한 존재이며 레베카의 수많은 남자들과는 달리 진짜 마음을 공유한 사이라고 믿었을 텐데
그 믿음이 깨졌다는 것에서 오는 배신감이었을 것
그러니까 결국 댄버스 부인은 연인한테 배신당한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한테 배신당한 거라고요 아시겠어요?
레베카의 이름을 수놓은 손수건을 던지고 레베카에게서 선물 받은 브로치를 떼어내고 옷을 풀어 헤치고 주저 앉고 눈물 흘리면서 부르는데 진짜 그렇게 애절할 수가
불놀이야
솔직히 〈밤의 저편〉 좋아함
이히랑 막심이랑 이제 다 끝난 줄 알고 행복하게 넘버 부르는 게 너무 재밌음
“나” 막심, 이상해요. 지금 새벽 두 신데, 저쪽은 마치 태양이 떠오르는 것처럼 밝아요.
막심 (잠깐 믿을 수 없는 듯한 탄식하더니) 저건 태양이 아니야. 저건 맨덜리야!
사실상 〈레베카〉는 이 장면 보려고 가는 거죠 〈불타는 맨덜리〉 보고 미쳐버린 여자 보러 가는 거죠
머리를 헝클어트린 채 한쪽 팔에 레베카의 가운을 입고 불을 지르며 왈츠를 추는 댄버스 부인 보려고 가는 거죠
진짜 미친 여자 같아서 너무 좋고 진짜 미쳤고 결국 미쳤고
이번 시즌에서 고음 화끈하게 올려줘서 너무 좋았다….
이미 미친 여자인데 더 미친 여자가 됐음
오히려 좋아 오히려 맘에 들어
레베카한테 배신 당해놓고선 죽을 때도 레베카와 왈츠를 추는 아이러니함….
이러니까 레베카미새인 거임
그렇게 댄버스 부인 빼고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었답니다
끝
레베카는 댄버스 부인을 사랑했는가?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를 사랑했음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 반대로 레베카도 댄버스 부인을 사랑했을까?
사실 지난 시즌(육연)까지만 해도 나는 당당하게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시즌(칠연) 오면서 생각이 바뀌었음
레베카는 댄버스 부인을 연인으로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내 생각에 레베카는 지독한 나르시시스트이다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천재인 맛에 살고 남들은 다 멍청이 같고 내 인생 너무 완벽하고 나는 완벽하고 나만이 완벽하고
그러니까 레베카가 댄버스 부인과 밤에 침대에서 남자들 뒷담을 까고 했던 것도, 댄버스 부인에게 ‘너만 특별해’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다 재미있는 놀이에 지나지 않았을 것
사실 레베카에겐 삶의 어떠한 요소들이든 전부 놀이였을 것이다
설령 레베카가 댄버스 부인을 사랑하긴 했더라도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에게 갖던 감정과 동일하진 못했겠지
댄버스 부인은 ‘나보다 레베카가 더 중요해’이지만 레베카는 ‘그 무엇보다 내가 가장 중요해’였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