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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뮤지컬 〈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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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공연 날짜 24/05/06
공연 시간 150분
(인터미션 15분 포함)
캐스팅 조각 차지연
투우 김재욱
류/강박사 지현준
어린조각 유주혜
해우 김태한

시놉시스

“잊어버려”

아버지를 죽이고 “잊어버려”라는 말과 붉은 향기만 남긴 채 날아가듯 사라진 살인자.
그 치밀하고 냉철한 존재에 매료된 투우는 언젠가 그 살인자의 심장에 칼을 꽂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20년 후, 투우의 기억보다 더 노쇠한 모습의 살인자, 65세의 조각.
40여 년간 청부살인을 업으로 삼아왔지만 나이가 들면서 몸도 마음도 삐걱거려 퇴물 취급을 받는다.
오랜 시간 삶의 희노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그에게도 어느새 온기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도저히 이 관계를 로맨스로 해석하지 않는 방법을 모르겠다

사실 원작 소설 안 읽었고 내용도 당일 도착해서 시놉 읽어보고 대충 파악함
근데 하…

투우와 조각, 두 사람의 관계를 로맨스로 해석하지 않는 방법을 모르겠다
내 눈에는 완전히 로맨스 관계였다….

유명한 말이 있다
나를 죽이지 못한 트라우마는 페티쉬가 된다는 그 말….
지금 투우가 딱 그 꼴이잖냐

자 이거 시험에 나오니까 받아 적으세요

창작물 상에서
어릴 적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연상의 여성에게서
큰 정신적 트라우마를 입은 남성 캐릭터들은
가끔 그 트라우마의 해소 방향이 ‘그 여자를 미친 듯이 사랑하게 됨’ 쪽으로 발현되곤 합니다

“내 아버지의 원수! 죽여주마!” ← 정상입니다
“내 아버지의 원수! 그럴 거면 나도 죽이고 갔어야지!” ← 여기까지도 정상입니다
“내 아버지의 원수! 당신은아름다웠고지금은생각보다너무늙었고초라하고당신은이렇게살면안되지내가당신을죽이려고여기까지왔는데왜그때나를죽이지않았지왜나에게품을들여가며약을먹여줬지당신의그손길아직도나는기억하고있어” ← 그냥 딱 봐도 미친놈이고 정신병이고

애초에 복숭아 알러지가 있으면 복숭아를 먹을 생각을 말아야지 뭘 또 약까지 먹으면서 복숭아를 먹냐고
이것은 투우가 조각에게 비틀린 애정과 맹목을 갖고 있음과 동시에 그의 정신이 온전치 않고 트라우마가 페티쉬로 발현되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너무 끔찍하고 너무 좋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투우에게 하고 싶은 말

뒤돌아 정신병원 가 제발 (정말 재밌었어요)

스포일러

류와 조각의 관계

조각이 류를 사랑했다는 건 너무나도 분명하지만
조각이 류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이미 아이도 있는 기혼자에다가 그의 아내도 조각의 은인이었기에
류를 향한 조각의 사랑은 ‘같은 마음을 되돌려 받고 싶다’보다는 ‘그 사람이 온전할 수 있도록 힘써주고 싶다’에 가깝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류-조각도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 류-조각보다 투우-조각이 더 취향이네용 ㅋㅋ

조각은 투우를 기억하고 있었다

조각 이제 알약, 삼킬 줄 아니.

정말 너무 잔인하면서도 이해가 가는 대사다….
조각의 입장에선 투우를 알아보았더라도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을 거고, 이 한 마디는 어쩌면 투우에게 보내는 조각의 짧은 위로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말을 들었을 때 투우의 마음이 어땠을까
조각을 향한 투우의 감정은 원망과 그리움, 사랑 등등 수많은 것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뭐라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하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너무 힘들다 진짜로

아무튼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에게 아름답다느니 하는 건 미친놈이나 하는 짓이다
제정신이 아닌 듯함

이 관계는 사랑이 전부는 아니겠다만 그렇다고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니기에 로맨스라 주장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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