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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서사희 『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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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3/08/28
서사희
출판 라렌느
분류 로맨스판타지 〉 서양풍 로판

줄거리

천 년 만에 용을 살해한 슬레이어, 종전을 이끌어 낸 시대의 영웅 도미닉 레게논.
그는 왕의 견제로 인해 보상은커녕, 후궁 아델하이드의 호위 기사로 임명받는다.

그러나 아델하이드에게는 추문이 있다.
첫째는 그녀가 망국의 왕족 출신이며, 현재 제 나라를 멸망시킨 왕의 후궁으로 산다는 것.
둘째는 전 호위 기사들이 모두 그녀에게 마음을 주었다는 이유로 처벌받았다는 것.
가치관부터 신념까지 모든 게 도미닉과는 대척에 서 있는 이였다.

하지만 아델하이드와 서재에서의 만남이 잦아질수록 그의 세계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하는데…….
분명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모호해지고,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묘연해져 버리고 만다.

“당신이 모른다 해서 세상에 있는 일이 없지는 않아요.”

* * *

언젠가 같은 자리에서 다른 생각을 했었다.
불쾌하고, 비속하고, 긍지도 명예도 없는, 사랑받음에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고.
그러나 사랑에 빠진 청년의 변덕이란 짐승만 못해서,
그 생각들은 이제 조각난 꽃줄기보다 몹쓸 것이 되었다.
세상 모든 소중한 것을 안겨다 주어도 모자란 여자였다.


내가 읽은 서사희 작가님의 두 번째 작품
나는 첫 작품으로 『세실에게 장미를』을 읽어서 몰랐는데,
이 작가님이 원래는 후회남 전문이라고 하신다….
그러니까 나는 결국 파스타 집에서 어쩌다 한 번 김치찌개 먹어놓고선 계속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 했던 것임
그래서 그나마 파스타와 김치찌개 그 중간 정도의 소설을 추천받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세실에게 장미를』만큼 내 취향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명작이니 한 번쯤 읽어보면 좋다고 생각함

5점을 줄 만큼 재밌는 건 아니었지만
예술성(a.k.a. 누군가는 이런 글을 써야 한다….)이 있다고 사료되기 때문에 4.5점!

스포일러

헨부르크에 내려진 축복은 ‘고결한 피를 지닌 자손의 대가 끊이지 않는 것’이었다.

1. 도미닉에 관하여

“당신이 모른다 해서 세상에 있는 일이 없지는 않아요. 나의 굴욕은 당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되었고.”

1. 도미닉에 관하여

그리고 아델하이드가 안톤에게 안기려는 순간에, 안톤은 그녀를 발로 걷어찼다. 그는 땅바닥에 쓰러진 아델하이드의 머리채를 잡고 끌어당겼다. 아델하이드는 제 머리채를 쥔 안톤의 손을 밀어내려는 듯했으나, 안톤은 아랑곳 않고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맥없이 끌려갔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서재 안은 여전히 고요했다.

1. 도미닉에 관하여

너무 까마득히 먼 일 같아 차마 생각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더 반복해야 할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우선 눈앞의 사내에게 익숙히 웃어 보일 뿐이었다.

2. 아델하이드에 관하여

“내가.”

한 걸음.

“내가 저 새끼를 죽인 게 처음인 줄 알아!”

3. 도미닉에 관하여

아.
나는 그녀를 알고, 이해해서, 존중하고 싶다.
그러나 감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3. 도미닉에 관하여

그러나 모든 생을 다 가지고 살더라도, 모든 생을 다 잃고 죽더라도. 가지고 갈 수 있는 단 하나의 생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다시 뵙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아델하이드. 제가 기억하지 못할 것들까지 모두 다.’

그게 이번 생이었으면 했다.

4. 아델하이드에 관하여

나는 그녀처럼 강한 이를 본 적이 없어.

5. 도미닉에 관하여

다른 건 몰라도 서사희 작가님의 심리묘사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취향이다
소재부터 전개와 결말까지 싸그리 다 취향인 글 말고 적당히 재밌는 글을 읽으니 더 잘 느껴진다
묘사 방식이 완전히 내 취향과 맞닿아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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